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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이야기

지역의 다채로운 일상 속 생활문화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구도심 어르신들과 신도시 주민들의 다정한 연결고리
  • 조회 1083
  • 등록일 2022-04-06

진영희망연구소는 경상남도 김해시 진영읍의 찬새내골을 중심으로
이제 막 움직임을 시작하고 있는 생활문화공동체입니다.
모든 세대가 소통하고 함께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모여
이곳에서는 오늘도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작은 발걸음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온 마을에 우리들의 온기가
가득히 채워지도록

고립 마을이었던 찬새내골에 불어온 새로운 바람

‘찬물이 냇가에서 솟는다’는 의미의 찬새내골은 다정한 이웃들로 북적이던 과거와 달리 불과 몇 년 전까지 낙후된 산동네로 여겨졌습니다. 젊은이들이 하나 둘 도시로 떠나고 어르신 세대만 거주하게 되다 보니 쓸쓸한 분위기가 맴돌게 된 것이죠. 특히, 산복도로를 사이에 두고 윗동네라 불리는 찬새내골과 현대적인 건물이 들어선 아랫동네의 간극은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변 이장과 진영희망연구소는 힘을 합쳐 찬새내골의 공동체 문화를 다시 만들고자 노력하였고, 작은 걸음 걸음이 모여 찬새내골에도 따뜻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꽃밭에서 피어난 소통과 화합의 씨앗

어떻게 하면 함께 어울리는 문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끝에 진영희망연구소가 선택한 첫 번째 프로젝트는 우리동네 꽃밭만들기. “귀찮게 뭘 한다 그래~” 어르신들의 첫 반응은 회의적이었지만 공동체 문화를 만들기 위한 이들의 노력은 결국 어르신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이리줘 봐, 이건 이렇게 하는 거야” 하시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하셨고 같이 활동을 하며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점차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그간 잊고 살았던 어울림의 소소한 재미를 되찾게 되었습니다. 그저 작은 꽃밭에 불과한 이 공간이 찬새내골 주민들에게는 함께 어울리고 소통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유대감을 형성하게 만들어준 주인공입니다.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가 가득 담긴 꽃밭에서 우리는 소통과 화합의 씨앗이 싹트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공동체 일원으로서 존중받는 마을을 가꾸다

꽃밭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 중에서도 ‘세대공감 놀이터’는 더욱 뜻깊은 활동입니다. ‘아이들의 소리가 그립다’고 털어놓은 어르신들의 말에 주목해 어르신들이 직접 강사가 되어 아이들에게 옛 마을 이야기와 놀이를 알려줄 수 있는 활동을 기획했습니다. “내가 애들한테 뭘 알려줄꼬? 내는 못한다!”라며 거절하던 어르신들도 막상 ‘할머니 선생님’이라는 호칭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활동을 거듭할수록 어르신들의 참여는 적극적으로 바뀌었고, 아이들은 길을 오가다 할머니, 할아버지 선생님을 만나면 스스럼없이 인사도 하고 대화를 나누는게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우리만의 적정 속도로, 이웃과 함께하는 행복을 위하여

활동 초반 시큰둥했던 주민들의 반응과 낮은 참여도는 활동을 거듭할수록 높은 호응과 적극적인 참여로 변해갔습니다. 아직 갈 길이 먼 우리지만 ‘그래도 함께여서 행복하다’는 가치는 더욱 또렷해졌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서로에 대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함께할 때 얻어지는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되었으므로 이웃과 가족같이 언제나 다정다감하게 서로를 대할 수 있도록, 오늘도 우리는 우리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차근차근 멈추지 않고 함께하기에 행복한 희망을 위해 힘차게 달려갑니다.

interview
01 북적북적 사람 냄새 가득한 마을이 되길

인터뷰 변애자

진영희망연구소 운영진들이 생활문화공동체 사업을 하겠다고 찾아왔을 때, 저는 무조건 찬성했어요. 달갑지 않게 여기는 주민들도 몇몇 있었지만, 활력 넘치는 젊은 세대의 아이디어와 도움이 필요했죠. 진영읍에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2만여 명이었던 인구가 4배 가까이 늘었고, 찬새내골도 환경적으로 업그레이드됐지만 고립된 마을이라는 사실은 크게 변하지 않았거든요. 따뜻한 햇살이 문을 열어준 것일까요? 올해 이런저런 활동을 하면서 찬새내골에 사람 사는 이야기들이 울려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거창한 욕심은 없습니다. 공동체가 어느 날 뚝딱 만들어지는게 아닌 걸 아니까요. 함께 어울리기 시작한 첫 해, 관계의 첫 삽을 잘 떴으니 2022년부터는 결실을 하나 둘 맺을 수 있다면 좋겠네요. 서로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꾸준하게 끊기지 않는다면 바랄 게 없고요. 앞으로 찬새내골에 사는 이들, 찾아오는 이들 모두가 즐겁기를, 온기가 가득하길 기대합니다.

- 진영읍 서구 2마을 이장 변애자
02 서로를 진심으로 위하는, 우리라는 의미를 되찾는 일

인터뷰 김애리, 홍형숙, 이은지

요즘 진영 사람들은 무조건 김해나 창원으로 나가거든요. 구도심과 신도시의 공존 아닌 공존도 문제라고 느꼈습니다. 분명 가까이 존재하는데, 관심은 차치하고 이웃으로서 함께 하는 즐거움은 전혀 기대할 수 없었으니 말이죠. 더구나 찬새내골 어르신들이 이야기하는걸 참 좋아하시는데, 들어줄 사람조차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이 지역에 사라져가는 공동체 문화를 되찾고자 결심했죠. 활동을 하며 여러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포기의 순간에도 용기를 얻을 수 있던 건 결국 주민들의 변화였답니다. “애들이 나를 선생님이라고 한다. 내는 많이 배우지도 못했는데, 너무 좋다. 죽어도 여한이 없다.” 떡살 찍기 강사를 맡았던 76세의 최말연 어르신의 눈에 맺힌 눈물을 보는 순간 그동안의 속앓이와 고민들까지 싹 잊게 되더라고요. 서툴고 부족한 저희들이 마을에 스며들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준 찬새내골 어르신들께 가장 고마운 마음이에요.

- 진영희망연구소 김애리, 홍형숙,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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