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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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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삼춘들과 만들어가는 섬마을 공동체 이야기
  • 조회 811
  • 등록일 2022-08-03

위대한 백수는 제주 남쪽 가파도에서 살고있는 섬 내 가장 젊은 청년들입니다.
이들은 문화기획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만나 가파도에 자리 잡게 되었고, 이곳에서 공동체 문화를 경험해나가고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며, 마을과 일상을 함께 나누던 그 시절 공동체 문화를 다시 만들어나고자 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주민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공동체를 소개해주세요.

출처 : KBS 인간극장

가장 낮은 섬, 가파도에 내려왔습니다.

우리는 다양한 문화기획 사업을 하던 청년들입니다. 그러던 중 공통의 관심사로 만나게 되었고,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꿈을 좇는 이들을 연결하기 위한 플랫폼이 되기로 했습니다.
도시에서 내려온 가파도는 우리에게 척박한 땅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가파도 주민분들의 관심과 도움을 받으며 이곳에 정착할 수 있었습니다. 폐가를 하나 얻었고, 유튜브 선생님과 함께 손수 집을 고쳤습니다. 마음 따뜻한 주민들 덕분에 가파도살이가 짙어지고 있습니다. 1년 동안 가파도에 지내면서 이장님, 사무장님, 어촌계장님, 목사님 뿐만 아니라 해녀 할망들과 여러 삼촌들의 사랑을 몸소 받으며 마을의 ‘구성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엔 가파리 마을의 안전을 책임지는 의용소방대 신입대원이 되었으니까요.
당신의 자녀들은 이 각박한 섬에서 살면 안된다고 너른 뭍으로 보내신 결과 섬에는 젊은 사람들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핸드폰 조작을 도와드리고, 허름한 메뉴판을 새롭게 제작해드리며 가파도 홍반장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어르신들은 종종 당신들의 보금자리에 우리를 초대해주시곤 하는데요. 함께 식사를 하며 들려주시는 지난 삶의 이야기들은 참 귀했습니다. 덕분에 우리집은 윗마을에서 핫플레이스가 되었고, 거의 매일 누군가는 찾아오는 사랑방이 되었답니다.

그 때, 그 시절 가파리 마을공동체는

예전에 가파도에서는 집을 지을 때 마을 사람 모두가 그 집을 함께 지었고, 태풍이 지나가면 마을 주민들이 함께 모여 청소했다고 합니다. 또, 가파초등학교 운동회는 마을잔치와 함께 열리면서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단합의 장이었다고 합니다. 해녀들이 조업을 나갈 때면 함께 물질을 가면서 서로의 안전을 책임져 주었고, 보리들이 익는 봄에는 보리방학을 열어 농부들의 수고를 함께 나눴다고 합니다.

우리 이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마을공동체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가파리 마을의 주민이 되었습니다. 사람이 소중한 이 마을에서 젊은 청년들의 이주는 꽤나 큰 경사였습니다. 우리는 마을 주민들의 많은 관심과 애정을 받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얼굴을 보면 인사하고, 안부를 묻고, 음식을 나누기도 하고, 시간을 함께하면서 서로에게 소중한 관계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그들의 삶에서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장님은 “”너희들이 있어 내가 요즘 행복하다“고, 옆집 하르방은 ”자네들 때문에 요새 내가 웃는다“고, 소방대장님은 ”의용소방대에 젊은 청년들이 들어오니 뭔가 해볼 수 있겠다“며 저희의 존재를 아껴주십니다.

매일 만나면서 마을의 속사정을 알게됐습니다.

도시에서의 삶과는 반대로 가파리 마을에서의 삶은 만남의 연속이었습니다. 주민분들을 매일 마주할 수 밖에 없을뿐더러 가파도 홍반장으로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마을에 대해 더 깊숙이 알게되었습니다.
조용했던 섬이 청보리 축제 개최 이후에는 점차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고, 마을 주민이 주민이었던 섬은 어느새 관광객을 위한 섬으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관광객이 늘어나며 이익 문제와 관련하여 갈등이 피어나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사람들의 관계가 멀어지기도 했습니다. 작은 마을에서 이 몇몇 주민의 갈등은 다수의 주민들도 움츠리게 만들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공동체가 회복되길 원하고 있습니다.

깊게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많은 주민분들의 마음속에는 함께 더불어 살던 따뜻하고 정감 넘쳤던 그 문화가 되살아나기를 희망하고 있었습니다. 조금은 움츠러들어 있는 상황 속에서도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엔 여전히 따듯함이 자리 잡고 있었고, 이 모습에서 우리는 마을공동체가 다시 건강해질 수 있겠다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공동체는요.

출처 : KBS 인간극장

청보리밭에 가려졌던 우리의 마음을 되찾고 싶습니다.

섬이 점차 관광지화 되어 가면서 우리에게 사소한 갈등이 찾아오기도 했지만 마을에 있는 주민분들은 여전히 서로가 서로를 위하던, 힘든 일은 함께 돕고 기쁜 일은 함께 축하해주던 그 시절을 기억하고 그리워하고 계셨습니다. 또, 외지 청년들이었던 저희들에게 그 시절의 따뜻함을 들려주고, 직접 알려주고 계십니다.
우리가 만났던 모든 주민분들은 하나같이 예전의 따뜻하고 정감 넘치는 마을로 돌아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관광객들에게 진짜 마을을, 진짜 우리를 알리기로 결심했고, 직접 ‘가파리 마을 탐방 안내 영상’과 ‘가파리 마을지도’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우리의 이야기가 담긴 가파도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또 활동을 함께 하는 과정은 주민분들에게 도란도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우리도 마을과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써 이 과정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예전의 우리를 되찾고, 또 다른 우리를 만들어가는 일

영상과 지도는 주민분들이 직접 제작하고 출연하며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최대한 가파도스러운, 우리스러운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서요. 또 직접적으로 제작이나 촬영해 참여하지 않는 주민분들도 같이 여기에 어떤 이야기를 담고 싶은지, 마을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지 이야기나누고 있습니다.
함께하는 활동은 가파도에 대해서, 또 우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들었습니다. 함께 이야기 나누고, 활동하는 과정은 내 일과 네 일이 구분지어져 있지 않던 옛날의 분위기를 다시금 느끼게 만든다고 합니다. 우리도 그 과정에 함께하며 조금씩 그 분위기를, 그 문화를 경험해가고 있으며, 또 다른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는 기분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마냥 낯설수도 있는 우리가 이곳에 잘 스며들 수 있도록, 우리에게 따뜻함을 알려주신 주민분들게 감사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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