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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이야기

지역의 다채로운 일상 속 생활문화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예술문화를 통해 이어진 백개의 마음
  • 조회 849
  • 등록일 2022-08-06

위스테이 별내 사회적 협동조합

‘위스테이 별내 사회적 협동조합’은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위스테이 별내 아파트 입주민으로 구성된 생활문화공동체입니다.
이 아파트의 특징은 거주민이 임차인인 동시에 아파트를 운영하는 주체가 된다는 것. 즉, 이곳은 스스로 살아갈 공간을 주민이 직접 꾸며가는 아파트입니다.
지역문화진흥원의 생활문화공동체 사업은 이토록 적극적인 분위기에 불을 붙였고, 그렇게 이곳의 생활문화공동체, <예술로 노는 마을, 백개의 잇다> 활동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아파트에서 만난 우리는 이웃사촌이 되었습니다

Living or Buying 사는 곳과 사는 것

마을이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Living)’, 서로 문화를 나누고 공유하며 함께 생활하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아파트는 ‘사는 것(Buying)’에 불과한 곳이 되었습니다. 아파트도 엄연한 마을인데 말이죠.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위스테이 별내’에는 3040 유자녀 3~4인 가구가 특히 많습니다. 임신, 출산,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여성의 비율이 높다는 뜻이죠. <예술로 노는 마을, 백개의 잇다> 활동은 경력단절 여성 중 한 명이었던 ‘서미현’ 주민의 기획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목적은 간단했습니다. 육아로 지친 여성, 소외된 신중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마을의 삶을 나누는 것.

공감과 소통의 수단

위스테이 별내에서 진행한 <예술로 노는 마을, 백개의 잇다> 문화 활동은 같은 공간에 사는 주민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끝에 총 3가지 챕터로 구성했습니다.

첫 번째 챕터는 <백개의 몸을 잇다>, 즉흥 춤 워크숍입니다. 참가자들은 직접 몸을 움직이며 자신을 관찰하고, 또 서로의 몸짓을 감상합니다. 20대부터는 많게는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가했지만, 그 어느 것도 상관치 않고 함께 춤을 추었습니다. 몸으로 소통한 것입니다. 두 번째 챕터는 <백개의 마음을 잇다>, 자전적 글쓰기 활동이었습니다. 내가 자란 곳, 어린 시절, 나의 꿈, 내가 선택한 길, 내 삶에서 중요했던 순간을 글로 풀어 서로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지막 챕터는 <백개의 몸과 마음을 잇다>, 자전 공연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여러 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로 공연 발표회를 진행하여 서로 나누었습니다. 서로 울고 웃으며, 무엇보다 공감하며 연기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마을에 꺼내놓은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은 공감과 소통의 수단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엄마’가 아니라 순수한 자신으로서 이웃을 알아가고 만나게 되는 과정. 처음 활동에 참여했을 때는 ‘누구 엄마’ 혹은 ‘어머님’이라고 호칭을 불렀는데, 이제는 온전히 이름을 부를 수 있는 사이, 이웃사촌으로 거듭난 것이죠.

끝났지만 끝나지 않을 이야기

1년 간의 활동이 마무리되고 활동 공유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모든 활동이 끝났습니다. 어떠셨나요, 여러분!” 말이 끝나기 무섭게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사방에서 각종 에피소드가 터져 나왔습니다. 한국 무용을 전공한 왕언니의 춤선에 대하여, 연극에 등장한 18년 전 엄마와의 여행 이야기에 대하여, 아이의 투정에 대하여, 자신의 꿈에 대하여. 이미 스스럼없는 사이가 된 것입니다.
두런두런 둘러앉아 수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그들의 이야기가 향하게 되는 결말은 오로지 하나. 이웃의 이름을 알게 되었고, 삶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즐겁게 뭉칠 수 있는 동네가 되었다는 사실. 끝이라는 이유로 한 곳에 모였지만, 그 누구도 아쉬워하지 않는 끝. 내일 다시 만날 동네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열정이 불이었다면 지역문화진흥원의 생활문화공동체 사업은 기름이 되었고, 그래서 위스테이 별내에 붙은 문화는 꺼질 일이 없습니다. 함께하기에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동체가 있고, 계속해서 노력하는 이들이 여전히 그곳에 머물고 있기 때문입니다.

interview
01 <예술로 노는 마을, 백개의 잇다> 활동을 소개합니다

인터뷰 서미현

저는 작년에 ‘위스테이 별내’ 이 아파트에 입주하게 되었어요. 생각보다 활성화되어 있는 내부 커뮤니티를 경험하며 여기서라면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욕심이 들기 시작했죠. 마침 지역문화진흥원에서 진행하는 생활문화공동체 사업 단체로 선정되며 기획은 날개를 달게 되었어요. 먼저 ‘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활동을 구상했습니다. 즉흥 춤, 자전적 글쓰기, 나의 생을 담은 자전공연, 총 3가지의 방법으로 활동을 기획했죠.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단지 내 거주하는 예술가들을 강사로, 또 학생으로 모집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이웃을 관심으로 둘러보니 생각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아이들’ 문제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마침 위스테이 별내에는 내부적으로 아이를 봐주는 ‘돌봄 위원회’가 있었거든요. 비교적 젊은 엄마들, 그러니까 어린 아이의 엄마를 위한 활동을 진행할 때는 신중년그룹 어머님들이 아이들을 대신 돌봐줄 수 있도록 활동을 기획했습니다. 전부 입주민으로 구성된 그룹들이기 때문에 한동네 사는 손녀, 손자를 돌보는 셈이었죠. 나중에는 아이들도 할머니와 놀러 간다며 만족스러워하기 시작했어요. 시스템이 갖춰지기 시작하니, 단지 내 입소문이 퍼지게 되었고 어느 시점부터 톱니바퀴가 딱 맞아 도는 것처럼 일이 착착 진행되기 시작했죠.

결국 어떤 일이든 발구름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활문화공동체 사업이 그 발구름이었던 것이죠.

- 예술로 노는 마을, 백개의 잇다 기획자 서미현
02 아파트에서 이웃사촌으로 살아간다는 것

인터뷰 조민하

저는 지금 육아휴직 기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 엄마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참여를 엄청 망설였어요. 이웃과 춤추고 글을 쓰고 연극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또 아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부담이 무척 컸어요. 서미현 기획자님이 항상 전화해서 “괜찮다, 해보자”라고 응원해줘서 시작하게 됐죠. 이런 문화 활동을 통해 어떤 변화를 느꼈냐고 물어본다면, 이렇게 대답하고 싶어요. 이제는 ‘이웃사촌’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 문화를 나눈다는 것은 생각보다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어요. 먼저 서로의 과거를 이해하며 미래를 함께하는 장기적인 관계로 발전하게 되었죠. 아이도 정말 즐거워했어요. 아파트 단지, 그러니까 동네 전체가 함께 아이를 돌봐주는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요즘은 오고 가며 동네에서 마주치는 이웃들과 이야기할 거리가 너무 많아요. 비단 아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나 자신의 이야기를 쉽게 꺼낼 수 있고, 그것을 나눌 수 있게 되었죠. 문화를 통해 특별한 지식을 배웠다기보다 마을이 더 단단하게 뭉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재밌었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쭉 즐거울 것 같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 <예술로 노는 마을, 백개의 잇다> 참가자 조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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